시장도 국가도 자선도 아닌 자리에서, 어떤 조직이 왜 생겨나는가.
들어가며
협동조합을 처음 설명할 때 가장 흔히 쓰이는 문장은 「사람 중심의 경제」다. 듣기에 좋고 반박하기도 어렵다. 그런데 이 문장으로는 아무것도 설계할 수 없다. 어떤 사업을 협동조합으로 할 것인지, 조합원을 누구로 할 것인지, 이익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가운데 무엇 하나 답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강의는 다른 문장에서 출발한다. 주식회사는 자본을 댄 사람이 소유하고 통제한다. 협동조합은 그 조직을 이용하는 사람이 소유하고 통제한다. 차이는 이 하나뿐이다. 그리고 이 하나가 의사결정 방식, 이윤 배분, 위험 부담, 성장 전략, 자본조달 능력 전반을 바꾼다. 가치가 아니라 소유구조에서 출발해야 나머지가 따라 나온다.
이 장은 세 가지를 한다. 첫째, 시장·국가·자선이 각각 어디에서 실패하는지를 갈라내 협동조합이 놓이는 자리를 특정한다. 둘째, 「누가 소유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경제학이 내놓은 답을 검토한다. 셋째, 1인 1표라는 규칙이 실제 숫자에서 무엇을 뜻하는지, 그리고 그 규칙이 왜 자본조달을 어렵게 만드는지를 확인한다. 이 세 가지를 마치면 학기 전체를 관통하는 긴장 하나를 손에 쥐게 된다.
1.1 세 가지 실패 — 무엇이 남는가
「왜 협동조합이 필요한가」를 묻기 전에 「무엇이 남아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어떤 재화나 서비스가 시장에서도 정부에서도 자선에서도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세 갈래 중 하나다.
[도식 1-1] 세 실패가 겹치는 자리
시장실패는 정보 비대칭·외부효과·자연독점·과도한 거래비용 때문에 시장이 효율적 배분에 실패하는 것이다. 국가실패는 정부가 획일적으로 공급하고, 다양한 필요를 파악할 정보를 갖지 못하며, 다수결이 중위투표자의 선호로 수렴해 소수의 필요가 탈락하는 것이다. 자원부문실패(voluntary failure)는 살라몬(Salamon)이 제시한 개념으로, 자선과 기부가 재원 면에서 불충분하고, 대상이 편중되며, 온정주의적이고,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네 가지 한계를 가리킨다.
[표 1-1] 세 가지 실패의 원인 · 증상 · 대응
구분 | 실패의 원인 | 전형적 증상 | 협동조합의 대응 지점 |
시장실패 | 정보 비대칭 · 외부효과 · 자연독점 · 높은 거래비용 | 공급자가 품질을 낮춰도 이용자가 알 수 없다 · 소규모 이용자에게는 공급이 가지 않는다 | 이용자가 소유하면 품질을 낮출 유인 자체가 사라진다 |
국가실패 | 획일적 공급 · 수요 정보의 부재 · 중위투표자 편향 | 표준화된 서비스만 제공된다 · 소수의 특수한 필요가 탈락한다 | 필요를 가진 집단이 스스로 조직해 자기 규격을 만든다 |
자원부문실패 | 재원 불충분 · 대상 편중 · 온정주의 · 아마추어리즘 | 지원이 끊기면 서비스도 끊긴다 · 수혜자에게 발언권이 없다 | 수혜자가 조합원이 되어 지속 재원과 발언권을 함께 갖는다 |
주: 자원부문실패는 Salamon(1987)의 네 가지 한계(philanthropic insufficiency, particularism, paternalism, amateurism)를 요약한 것이다.
이 표에서 실무적으로 중요한 것은 세 번째 열이 아니라 네 번째 열이다. 세 실패를 나열하는 것만으로는 「그러므로 협동조합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오지 않는다. 각 실패에 협동조합이 어떤 경로로 듣는지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경로는 모두 하나의 지점을 통과한다 — 소유하는 사람과 이용하는 사람이 같아진다는 것이다.
실무에서 이 구분이 왜 중요한가
세 실패 가운데 어느 것이 지배적인지에 따라 처방이 달라진다. 시장실패가 주된 원인이라면 규제나 정보 공시로도 상당 부분 풀린다. 국가실패가 주된 원인이라면 공급 주체를 다양화하는 것이 답이고, 그 방법이 반드시 협동조합일 필요는 없다.
협동조합이 유일한 해가 되는 경우는 좁다. 이용자가 품질을 판단할 수 없고, 정부가 그 다양성을 담아낼 수 없으며, 지속 재원이 필요할 때다. 이 세 조건이 겹치는 영역 — 돌봄, 지역 먹거리, 소규모 금융 — 에서 협동조합이 반복해 나타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1.2 누가 소유해야 하는가
핸스먼(Hansmann)의 소유이론은 이 질문에 계산 가능한 답을 준다. 기업은 여러 집단과 거래한다 — 투자자, 소비자, 노동자, 원료 공급자. 이 가운데 누가 소유하든 조직은 굴러간다. 다만 비용이 다르다.
소유하지 못한 집단은 시장계약을 통해 자기 이익을 지켜야 한다. 계약을 쓰고, 감시하고, 분쟁이 나면 다툰다. 이것이 시장계약비용이다. 반대로 소유한 집단은 집합적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하고 잔여위험을 부담해야 한다. 이것이 소유비용이다. 효율적인 소유자는 이 둘의 합을 가장 작게 만드는 집단이다.
[도식 1-2] 같은 논리, 다른 결론 — 재화의 성격이 소유자를 결정한다
주: 수치는 논리를 보이기 위한 예시값이다. 실제 판단은 해당 산업의 계약 관행과 조합원 구성 자료로 대체해 사용한다.
왼쪽 (가)는 품질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표준화된 재화 시장이다. 소비자는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가게로 가면 된다. 시장계약비용이 낮으므로 소비자가 소유할 이유가 없고, 의사결정이 단순한 투자자 소유가 총비용을 최소화한다. 세상 대부분의 기업이 주식회사인 것은 이 때문이다. 협동조합이 소수인 것은 실패의 증거가 아니라 이 계산의 결과다.
오른쪽 (나)는 신뢰재 시장이다. 요양서비스의 질, 식재료의 안전성, 금융상품의 적합성처럼 이용자가 소비한 뒤에도 품질을 판단하기 어려운 재화가 여기 속한다. 이 경우 영리 공급자는 품질을 낮춰 이윤을 늘릴 유인을 갖고, 이용자는 그것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 핸스먼이 계약실패(contract failure)라 부른 상황이다. 이용자가 소유하면 품질을 낮춘 이득이 자기에게 돌아오지 않으므로 유인 자체가 사라진다.
[표 1-2] 소유 형태별 구조 비교
소유 형태 | 소유자 | 잔여청구권 | 의사결정 규칙 | 구조적 강점 | 구조적 약점 |
주식회사 | 투자자 | 이윤 | 1주 1표 | 자본조달이 쉽다 · 의사결정이 빠르다 | 이용자와 이해가 어긋난다 |
협동조합 | 이용자 | 이용고배당 · 적립 | 1인 1표 | 이용자와 이해가 일치한다 · 위기에 강하다 | 자본조달이 어렵다 · 의사결정이 느리다 |
비영리법인 | 없음(비배분) | 배분 금지 | 이사회 자기영속 | 품질을 낮출 유인이 없다 | 외부 규율이 약하다 · 재원이 기부에 묶인다 |
공기업 | 국가 | 국고 귀속 | 정부 임명 | 보편적 공급이 가능하다 | 다양성 대응이 약하다 · 정치 영향을 받는다 |
1.3 1인 1표라는 규칙의 산술
협동조합의 정의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는 것은 1인 1표다. 그런데 이 규칙이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는 숫자를 넣어 보아야 드러난다. 조합원 다섯 명이 각각 1,000만원·500만원·200만원·100만원·10만원을 출자한 조합을 보자.
[도식 1-3] 같은 조합, 두 개의 규칙
1주 1표에서 A는 의결권의 55.2%를 갖는다.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다. 1인 1표에서 A의 의결권은 20%다. 100배를 출자하고도 10만원을 낸 E와 같은 한 표를 갖는다. 이 규칙이 공정한지 아닌지는 뒤에 다루기로 하고, 먼저 그 결과부터 확인하자.
[표 1-3] 출자금과 의결권 — 두 규칙의 대조
출자금 | 1주 1표 의결권 | 1인 1표 의결권 | 이 규칙에서 A의 유인 | |
A | 1,000만원 | 55.2% | 20.0% | 추가 출자할 이유가 없다 |
B | 500만원 | 27.6% | 20.0% | 출자를 늘려도 통제권이 늘지 않는다 |
C | 200만원 | 11.0% | 20.0% | — |
D | 100만원 | 5.5% | 20.0% | — |
E | 10만원 | 0.6% | 20.0% | 적게 내고 같은 발언권을 얻는다 |
주: 총 출자금 1,810만원 기준으로 산출했다.
표의 마지막 열이 이 장에서 가장 중요한 줄이다. 1인 1표 아래에서는 많이 출자한 조합원이 그에 비례하는 통제권을 얻지 못한다. 그러므로 대규모 자본을 넣을 유인이 없다. 협동조합이 자본조달에 구조적으로 취약한 이유는 제도가 미비해서도, 사람들이 협동조합을 몰라서도 아니다. 정의 자체에 들어 있다.
학기 전체를 관통하는 긴장
민주적 통제를 지키려면 자본조달을 포기해야 하고, 자본조달을 열면 민주적 통제가 흔들린다. 이 긴장은 해소되지 않는다. 다만 여러 방식으로 관리될 뿐이다.
8주차의 몬드라곤은 협동조합 은행을 함께 만들어 이 문제를 풀었고, 7주차의 생산자협동조합 상당수는 풀지 못해 주식회사로 전환했다. 6주차의 동형화 논의는 이 긴장이 조직을 어떻게 변형시키는지를 다룬다. 학기 내내 같은 문제로 되돌아오게 될 것이다.
1.4 조직 형태를 가르는 네 가지 권리
조직 형태를 구별할 때 「영리인가 비영리인가」로 나누는 것은 실무에서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협동조합은 이윤을 배분하므로 비영리가 아니고, 그렇다고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더 유용한 것은 네 가지 권리가 각각 누구에게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도식 1-4] 네 가지 권리는 누구에게 있는가
협동조합의 정의적 특징은 이 표의 두 번째 열에서 소유·통제·이용이 같은 집단에 겹친다는 것이다. 다른 세 형태에서는 이 셋이 흩어져 있다. 이 겹침이 이론적으로는 이해 일치를 낳고, 실무적으로는 「조합원이 아닌 사람과 어떻게 거래할 것인가」라는 성가신 문제를 낳는다. 조합원 외 이용 제한, 비조합원 거래 한도 같은 규정은 모두 이 겹침을 지키려는 장치다.
1.5 ICA 정체성 선언 — 정의 · 가치 · 원칙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은 1995년 맨체스터 총회에서 「협동조합 정체성 선언」을 채택했다. 정의는 한 문장이다. 「협동조합은 공동으로 소유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를 통하여 공통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필요와 열망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자율적 결사체이다.」
이 정의에는 세 개의 심사 기준이 들어 있다. 자발성(자율적·자발적), 공동소유, 민주적 운영이다. 어떤 조직이 협동조합인지 판단할 때 이 셋을 차례로 물으면 대부분의 경계 사례가 정리된다. 정부가 설립을 주도하고 임원을 임명한다면 첫 번째와 세 번째에서 걸린다.
[표 1-4] ICA 7원칙 — 원칙문이 아니라 장치로 읽기
원칙 | 무엇을 막기 위한 장치인가 | 위반의 전형적 징후 | |
1 | 자발적이고 개방적인 조합원제 | 폐쇄적 이익집단화 | 신규 가입이 사실상 봉쇄되어 있다 |
2 | 조합원에 의한 민주적 통제 | 경영진·대주주의 포섭 | 총회 참석률이 1% 미만이고 이사장이 장기 재임 중이다 |
3 | 조합원의 경제적 참여 | 무임승차 · 외부 자본 종속 | 이용하지 않는 조합원이 다수다 |
4 | 자율과 독립 | 정부·외부 자금에의 종속 | 예산의 대부분이 보조금이다 |
5 | 교육 · 훈련 및 정보 제공 | 조합원 역량 공백 | 교육 예산이 형식적이다 |
6 | 협동조합 간 협동 | 개별 조직의 규모 한계 | 연합회가 친목 조직에 머문다 |
7 |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 | 조합원 이익만의 추구 | 지역과의 접점이 없다 |
자료: ICA, Statement on the Cooperative Identity(1995). 세 번째·네 번째 열은 강의를 위한 해석이다.
원칙을 외우는 것은 의미가 없다. 각 원칙이 무엇을 막기 위해 들어갔는지를 알면 어떤 조직이 원칙에서 벗어났는지를 관찰 가능한 지표로 확인할 수 있다. 네 번째 열이 그 지표다. 6주차의 동형화와 사명 표류 논의는 이 열을 정교하게 다듬는 작업이다.
1.6 이 강의의 지도
[도식 1-5] 15주의 구성
1부(1~3주)는 왜 이 조직이 생겨났고 어디서 실패했는지를 다룬다. 특히 3주차를 성공이 아니라 실패에서 시작하는 것은 의도된 설계다. 성공 사례부터 배우면 「따라 하면 된다」는 결론에 이르지만, 실패부터 보면 「어떤 조건에서 되는가」를 묻게 되기 때문이다.
2부(4~6주)는 이론이다. 소유이론, 폴라니와 커먼즈, 제도와 동형화를 다룬다. 3부(7~9주)는 유형별로 소비자·생산자·노동자·사회적·금융협동조합을 본다. 4부(10~12주)는 몬드라곤·볼로냐·퀘벡·한국의 사례를 다루고, 5부(13~15주)는 사회연대경제의 국제 규범과 AI 시대의 쟁점으로 확장한 뒤 각자의 나라로 돌아가 무엇이 이전 가능한지를 정리한다.
핵심 정리
1.
협동조합을 가르는 것은 가치가 아니라 소유구조다. 이용하는 사람이 소유하고 통제한다는 한 가지 차이에서 나머지가 모두 따라 나온다.
2.
시장·국가·자선의 실패를 구분해야 처방이 갈린다. 세 실패가 겹치는 좁은 영역 — 이용자가 품질을 판단할 수 없고, 정부가 다양성을 담지 못하며, 지속 재원이 필요한 곳 — 에서 협동조합이 반복해 나타난다.
3.
효율적 소유자는 소유비용과 시장계약비용의 합을 최소화하는 집단이다. 표준화된 재화에서는 투자자가, 신뢰재에서는 이용자가 그 집단이 된다. 협동조합이 소수인 것은 이 계산의 결과이지 실패의 증거가 아니다.
4.
1인 1표는 100배 출자한 조합원과 최소 출자 조합원에게 같은 표를 준다. 그러므로 대규모 자본을 넣을 유인이 사라진다. 자본조달의 어려움은 제도의 미비가 아니라 정의에 내장된 특성이다.
5.
민주적 통제와 자본조달의 긴장은 해소되지 않고 관리될 뿐이다. 학기 전체가 이 긴장을 관리하는 여러 방식을 검토하는 과정이다.
생각해볼 문제
1.
당신의 나라에서 「시장도 공급하지 않고 정부도 공급하지 않는」 재화나 서비스를 하나 들어 보라. 세 가지 실패 중 어느 것이 지배적인가. 그 판단의 근거는 무엇인가.
2.
협동조합이 주식회사보다 우월하다면 왜 소수인가. 우월하지 않다면 왜 200년 가까이 존속했는가. 두 질문에 동시에 답할 수 있는 설명은 무엇인가.
3.
1인 1표는 공정한가. 출자를 100배 더 한 조합원이 같은 한 표를 갖는 것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세 가지 세워 보고, 각각에 대한 반론을 적어 보라.
4.
표 1-2에서 협동조합의 「구조적 약점」으로 자본조달의 어려움을 들었다. 이 약점을 해소하는 제도를 설계한다면, 그 제도는 어느 지점에서 협동조합의 정체성과 충돌하는가.
5.
ICA 7원칙 가운데 당신 나라의 협동조합이 가장 잘 지키지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 표 1-4의 네 번째 열과 같은 관찰 가능한 지표를 하나 설계해 보라.
6.
어떤 나라에서 정부가 5년 동안 협동조합 2만 개를 설립했다. 이것을 성과로 볼 것인가. ICA 정의의 세 심사 기준(자발성·공동소유·민주적 운영)에 비추어 무엇을 더 확인해야 하는가.
논의 주제
아래 주제는 3~5인 조별 토론용이다. 각 조는 결론과 함께 「반대 입장에서 나올 가장 강한 반론」을 하나씩 정리해 발표한다.
주제 1. 협동조합은 자본주의의 대안인가, 보완물인가
한쪽에서는 협동조합을 시장경제의 결함을 메우는 보완적 장치로 본다. 다른 쪽에서는 소유구조 자체를 바꾸는 대안 경제의 맹아로 본다. 두 관점은 정책적 함의가 전혀 다르다. 보완물로 보면 지원의 목표는 시장 실패 영역을 메우는 것이고, 대안으로 보면 목표는 부문의 자립적 확대다. 당신의 나라에서 어느 쪽 관점이 정책에 반영되어 있는가. 그 근거는 무엇인가.
주제 2. 이용자 소유는 정말로 품질을 지키는가
계약실패 이론은 이용자가 소유하면 품질을 낮출 유인이 사라진다고 말한다. 그러나 조합원이 수만 명이 되면 개별 조합원은 품질을 감시할 유인도 능력도 갖지 못한다. 그렇다면 대규모 협동조합에서 이 논리는 여전히 성립하는가. 성립하지 않는다면 무엇이 그 자리를 대신해야 하는가.
주제 3. 1인 1표를 수정할 수 있는가
일부 국가는 조합원 유형별 가중의결권, 이용실적 비례 의결권, 다중이해관계자 구조를 허용한다. 이는 이질성 문제를 완화하지만 민주적 통제의 원칙을 약화시킨다. 어디까지가 허용 가능한 수정이고 어디부터가 정체성의 포기인가. 판단 기준을 제시하라.
주제 4. 정부가 협동조합을 육성해야 하는가
ICA 제4원칙은 자율과 독립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나라에서 협동조합 부문의 성장은 정부 지원과 함께 일어났다. 지원이 자율을 침식한다면 지원하지 않는 것이 옳은가. 지원하되 종속을 막는 설계가 가능하다면 그 요건은 무엇인가.
PBL 문제해결 과제
과제 — 마을 상점 인수 설계서 작성
상황: 인구 1,200명의 마을에 하나뿐인 상점이 문을 닫으려 한다. 소유주는 고령이고 후계자가 없다. 가장 가까운 대체 상점은 12km 떨어져 있으며, 마을 주민의 38%가 65세 이상이고 자가용이 없는 가구가 절반이다. 주민들이 이 상점을 인수해 운영하기로 했다.
요구 산출물: (1) 조합원 자격 — 누구를 조합원으로 할 것인지와 그 근거, (2) 출자금 구조 — 최소 출자액, 상한 설정 여부, 저소득 가구 대응, (3) 잉여 배분 규칙 — 이용고배당과 적립의 비율, (4) 손실 부담 규칙 — 손실이 났을 때 누가 얼마를 부담하는가, (5) 이 상점을 (a) 주식회사 (b) 지자체 직영 (c) 협동조합으로 운영할 때 각각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표 1-2의 항목으로 정리한 대조표.
분량과 형식: A4 3쪽 이내. 조별 작성 후 20분 발표 및 교차 질의. 평가는 결론의 방향이 아니라 각 선택의 근거와 그 선택이 만들어 낼 부작용을 스스로 명시했는지로 한다.
실습 — 자국 조직 지형도 그리기
각자 자국에서 협동조합·상호부조 성격을 가진 조직 세 개를 고른다. 협동조합이라는 이름이 붙지 않아도 된다. 계, 두레, 마을 공동기금, 종교 기반 상호부조, 직능 단체 모두 대상이 된다. 각 조직에 대해 표 1-2의 네 열 — 소유자, 잔여청구권, 의사결정 규칙, 위험 부담 — 을 채우고, ICA 정의의 세 심사 기준을 통과하는지 각각 「예 / 아니오 / 판단 불가」로 표기한다. 「판단 불가」가 나온 항목은 어떤 자료를 구하면 확인할 수 있는지를 함께 적는다. 이 워크시트는 12주차 한국 사례 비교와 13주차 자국 진단표의 출발 자료가 된다.
핵심 개념 | 시장실패 market failure · 국가실패 government failure · 자원부문실패 voluntary failure · 계약실패 contract failure · 신뢰재 credence goods · 소유비용 costs of ownership · 시장계약비용 costs of market contracting · 잔여청구권 residual claim · 이용고배당 patronage refund |
더 읽을거리
•
ICA (1995), Statement on the Cooperative Identity. — 정의·가치·7원칙 원문. 1.5절의 근거이며 원문 그대로 읽을 것.
•
Hansmann, H. (1996), The Ownership of Enterprise, Harvard University Press, 1~2장. — 1.2절 소유이론의 원전.
•
Hansmann, H. (1980), “The Role of Nonprofit Enterprise,” Yale Law Journal 89(5). — 계약실패 이론의 출발점. 4주차에서 다시 다룬다.
•
Birchall, J. (2011), People-Centred Businesses: Co-operatives, Mutuals and the Idea of Membership, Palgrave, 서장. — 조합원 개념의 정리.
•
Salamon, L. M. (1987), “Of Market Failure, Voluntary Failure, and Third-Party Government,” Journal of Voluntary Action Research 16. — 자원부문실패 개념의 출처.
•
Weisbrod, B. (1977), The Voluntary Nonprofit Sector. — 국가실패와 중위투표자 논의의 표준 출발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