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학교 박정희새마을대학원(PSPS) 교수로서 추구하고 있는 학술적 방향을 정리한 것이다.
1. 현재 진행 중인 작업
작업 | 내용과 현재 단계 |
연구 아카이브 체계화 | 연구실적 DB(42편)와 함께 Community & Local Finance, Development Finance, AI tech & Digital Finance, Evaluation & Implication 등 5개 주제군으로 수백 건의 국내외 문헌·보고서를 재분류. 신용보증 운용배수, 금융포용지수, 마이크로파이낸스, 디지털·플랫폼 협동조합 등 하위 계열이 형성됨 |
새마을학 문헌 리뷰 | 소장 문헌 68편을 Ⅰ.학문적 정립 ~ Ⅷ.글로벌 새마을운동·ODA의 8개 분류군으로 체계화하고 「종합 고찰」에서 시기별 흐름(4단계), 관통하는 네 가지 축(동원 대 참여, 성과의 귀속, 고유성 대 보편성, 원형 대 변형), 연구 공백 5가지를 도출 — 사실상 리뷰 논문의 초고 상태 |
PSPS 교과 설계 기록 | 「소액금융과 새마을개발전략」 2개 학기(2024·2025) 수업 산출물 130건을 집계 수준에서 분석. 과제 형식과 결론 형태의 대응관계, 새마을금고 위상의 4단계 변화를 기록 |
PSPS Alumni Panel (PAP) | 16개국 동문 실무자 대상 10년 종단 패널 설계안 v0.1(2026.07.31 작성)과 1년차 실행계획 완성. IRB·플랫폼·파일럿 5개국 선정 등이 미결 상태 |
개발금융 연구노트 | 한국의 개발금융, 주요국 개발금융 정책동향, ESG와 개발금융, 관계형금융의 이론과 실제, 금융협동조합과 마이크로파이낸스, 새마을금고와 관계형금융 등 이론·제도 정리 노트 축적 |
보증 운용배수 자료군 | 신용보증기금 적정 운용배수 추정, 신용보증 성과분석과 적정 보증운용배수 운영방안, 해외 보증제도 비교, 최적 신용보증운용모형 등 2024년 용역과 직결된 자료 집성 |
이 작업들은 아직 논문이 아니지만, 모두 논문의 직전 단계 — 문헌 체계화, 데이터 설계, 관찰 기록 — 에 도달해 있음을 보여준다.
2. 방향 1 — 표준 레퍼런스: 세계 협동조합 금융 계보 속의 새마을금고
가장 우선순위가 높게 설정된 방향이다. 출발점은 PSPS 수업 산출물 분석에서 확인된 구조적 문제다. 영어권 문헌이 새마을금고의 설립 시점과 성격을 반복적으로 잘못 인용하는데(1963년 마을금고 출발과 1970년대 새마을운동 결합의 혼동), 이는 개별 연구자의 부주의가 아니라 영어권에 표준 레퍼런스가 존재하지 않는 데서 오는 구조적 결함으로 진단되었다.
핵심 전략은 서술의 프레임을 바꾸는 것이다. 새마을금고를 '한국의 성공사례'로 쓰면 지역연구 논문이 되지만, 라이파이젠(1849) → 아일랜드·벵골 이식 실패(1904) → 안티고니시 운동 → 성가신협(1960) → 마을금고(1963)로 이어지는 세계 협동조합 금융 계보 안에 배치하면 제도경제사 논문이 된다. 이때의 연구질문은 「라이파이젠 모델의 이식은 아일랜드와 벵골에서 실패했는데 왜 한국에서는 작동했는가」가 되며, Guinnane(1994)의 아일랜드 연구와 Iqbal(2017)의 벵골 연구가 이미 대조군으로 확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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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적 의의: 한국어 사료 접근성, 제도 이해, 국제 학술 언어를 동시에 갖춘 연구자가 드물다는 점에서 대체 가능성이 낮은 작업이며, 인용되는 동안 계속 작동하는 자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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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 축적: 새마을학 문헌 리뷰 8개 분류군과 「종합 고찰」이 이미 이론적 지형도를 제공하고 있어, 국제 담론에 진입할 논점(고유성 대 보편성, 원형 대 변형)이 정리되어 있다.
3. 방향 2 — PSPS Alumni Panel: 법과 실행의 격차를 재는 종단 데이터
두 번째 방향은 데이터 자체를 만드는 작업이다. PSPS Alumni Panel(PAP)은 16개국 동문 실무자를 대상으로 개발금융·금융포용·협동조합·지역사회개발 영역의 제도 실행 수준을 반기 단위로 10년간 추적하는 종단 패널 설계다.
이 설계의 학술적 정당성은 명확한 데이터 공백에서 나온다. World Bank Global Findex(수요측 계좌·저축·차입), IMF Financial Access Survey(공급측 지점·ATM), OECD DAC CRS(ODA 실적)는 모두 제도의 존부와 총량은 다루지만 제도의 실행 수준은 다루지 않는다. PAP가 생산하려는 것은 법과 실행의 격차(de jure–de facto gap), 발표되었으나 시행되지 않은 제도의 비율, 회수 과정의 실제 관행, 위험분담·보증제도의 최종 손실 귀착 구조와 같이 문헌으로 확인되지 않는 정보다.
설계는 세 가지 원칙 위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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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 가능한 것은 데스크 코딩으로 처리하고, 응답자에게는 사람만 아는 것을 묻는다 — 법령제정연도·공식통계는 연구진이 코딩하고 응답자는 검증만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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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패널이 아니라 일선 관찰자 패널 — PSPS 동문은 보건농업·지방행정 공무원과 NGO 활동가가 다수이므로, 아는 것이 아니라 겪은 것과 본 것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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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이 아니라 농사력 — 16개국을 같은 달에 조사하면 국가별로 보릿고개와 수확기가 뒤섞이므로, 국가별 계절주기에 맞춰 시점을 배치하고 분석은 웨이브 유형으로 통일한다.
기존 연구와의 연결: 2022~2023년 전국 시군구 단위 12년 패널로 금융포용지수를 구축한 작업의 국제판 확장이다. 국내 지역 간 이질성을 측정하던 도구를 국가 간 이질성으로 옮기는 것이며, 이 점에서 PAP는 새로운 주제가 아니라 축적된 방법론의 무대 이동에 해당한다.
4. 방향 3 — 국제개발 교육의 실증 연구
세 번째 방향은 자신의 강의 자체를 연구 대상으로 삼는 작업이다. 「소액금융과 새마을개발전략」 두 학기의 산출물 130건에 대해 성적·학기·과제형식 세 변수가 확보되어 있으며, 추가 데이터 수집 없이 착수 가능하다는 점에서 투입 대비 산출이 가장 높은 주제로 평가되고 있다.
이미 도출된 관찰은 다음과 같다. 코호트가 완전히 교체되었음에도 학기별 결론의 형태가 뚜렷이 갈렸는데, 이는 학생 역량이 아니라 과제 설계에서 온 차이일 가능성이 높다. 서술형 질문은 처방형 결론을, 논쟁형·대체형 질문은 조건 명시형 결론을 산출했으며, 분석 단위도 기관 → 제도 설계 → 생태계 → 기능으로 이동했다. 마지막 단계에서 학생들이 소액금융을 정보·유인·집행·신뢰의 기능 묶음으로 다루기 시작한 것은 국제 학계의 현재 논의 수준과 사실상 동일한 지점이다.
또 하나의 발견은 준거모델 의존의 효과다. 그라민은행이 강력한 규범적 준거로 작동하면서 자국 진단의 처방이 그룹대출·의무저축·금융교육·규제 일관성·디지털 도구의 다섯 가지로 수렴하는 경향이 관찰되었는데, 이 수렴 현상 자체가 국제개발 교육 연구의 독립적 주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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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적 함의: 다음 학기 설계에서는 '자국 제도 진단 × 새마을금고 원리'의 교차 과제를 배치하고, 1970년대 마을금고저축조합의 경험을 디지털·기후·개발재원 의제와 이론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다.
5. 방향 4 — 보증 운용배수 연구의 국제적 완결
네 번째 방향은 가장 오래된 연구 계열의 완결이다. 2024년 신용보증기금 「적정 보증운용배수」와 기술신용보증기금 「문화산업완성보증의 적정 보증운용배수」 용역을 수행하면서, Notion 아카이브에는 국내 보증재원 자료뿐 아니라 EIF 연차보고서, EU Creative Europe 레버리지 기술보고서, 프랑스 IFCIC 연차보고서, 아시아 최적 보증비율 연구, 이탈리아·중국 보증효과 인과추정 연구 등 국제 비교자료가 집중적으로 축적되었다.
이는 2014~2015년 지역신용보증재단의 출연금·대위변제율 조건 연구, 2021년 코로나 국면의 대위변제율 임계치 연구에 이은 세 번째 국면이며, 분석 단위가 지역 → 국가 → 국제 비교로 확장되는 경로다. PAP의 5년차 산출 예정 주제인 '신용보증제도 국제 비교 패널'이 이 계열의 종착점에 해당한다.
6. 방법론적 전환 — 분석에서 생산으로
2009~2024년의 연구가 이미 존재하는 데이터를 분석하는 작업이었다면(주가 데이터, 보증통계, 기관 경영자료, 상권 빅데이터, WDI 패널), 2026년 이후의 방향은 존재하지 않는 데이터를 생산하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PAP의 3층 구조 — 데스크 코딩(연구자·조교·AI) / 검증(동문) / 인간 전용 문항(동문) — 는 AI를 데이터 수집의 하위 계층으로 편입시키고 인간 응답자의 시간을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정보에만 배분하는 설계다.
이 전환은 방법론의 단절이 아니라 연장이다. 2000~2003년 응용통계 훈련, 2019년 이후의 패널 실증, 2022년의 머신러닝 적용이 축적된 위에서, 이제 측정도구 자체를 설계하는 단계로 올라선 것으로 볼 수 있다. 금융포용지수를 직접 구성했던 2022년의 경험이 그 예고편이었다.
7. 연구 정체성의 최종 형태
연구 정체성 — 「정보 비대칭 하에서 금융에 접근하지 못하는 경제주체의 문제를 데이터로 규명하고 제도로 해결하려는 실증 정책금융 연구」 — 는 PSPS 부임 이후 한 단계 더 확장되고 있다. 새로 추가된 축은 제도 이전(institutional transfer)이다.
국내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확인한 명제 — 동일한 정책이 수도권과 비수도권에서 정반대로 작동한다 — 는 국제적 맥락에서 동일한 형태로 재등장한다. 라이파이젠 모델이 아일랜드와 벵골에서는 실패하고 한국에서는 작동한 이유, 그라민 모델의 처방이 16개 수원국에서 서로 다르게 귀착되는 구조, 법으로 제정된 제도가 나라마다 다른 수준으로 실행되는 격차가 모두 같은 질문의 변주다. 즉 지역별 이질성 연구가 국가별 이질성 연구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연구자의 역할도 이동한다. 그동안은 기관이 축적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쪽이었다면,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데이터를 설계·생산하고 그 데이터로 후속 연구자를 키우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PSPS라는 자리가 제공하는 것 — 16개국 실무자 네트워크, 한국어 사료 접근성, 개발협력 교육 현장 — 이 이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이며, 그 조건이 유효한 기간이 곧 연구 계획의 시간 범위가 된다.
향후 방향을 한 문장으로
국내 금융포용 연구에서 확립한 '이질성의 측정'이라는 방법을 국제 제도 이전의 영역으로 옮겨, 새마을금고를 세계 협동조합 금융 계보 안에 위치시키는 표준 레퍼런스를 쓰고, 16개국 동문 네트워크를 법과 실행의 격차를 재는 10년 종단 패널로 제도화하며, 그 과정에서 후속 연구자를 공동저자로 키우는 것 — 감가하는 개인 자산을 복리로 쌓이는 학술 자산으로 전환하는 10년의 설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