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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V.

제10장 대위변제 · 회수 · 리스크관리

은행이 보증기관을 믿는지 아닌지는 지급 속도 하나로 판명된다.
이 장을 마치면
1. 청구 요건과 지급 기한을 설계하고 그 상충관계를 설명할 수 있다.
2. 자기 포트폴리오의 부도율을 자국 은행 NPL과 비교해 올바르게 해석할 수 있다.
3. 회수율이 순손실률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할 수 있다.

들어가며 — 보증서의 값을 정하는 것

은행 창구 직원에게 보증서는 종이 한 장이다. 그 종이가 실제로 현금이 될지는 청구해 봐야 안다. 그리고 대부분의 은행은 첫 몇 건의 경험으로 그 종이의 값을 정한다.
청구했더니 서류를 세 번 보완하라고 하고, 지급까지 5개월이 걸렸다면 그 은행에게 보증서는 담보가 아니다. 반대로 서류를 내고 3주 만에 입금되었다면 보증서는 현금에 가까운 자산이 된다.
제2장에서 본 첫째 경로 — 위험 이전 — 가 실제로 작동하는지는 이 장의 설계에 달려 있다.

10.1 청구에서 회수까지

[도식 10-1] 청구에서 회수까지의 타임라인
네 단계가 있고, 앞의 두 단계는 은행이, 뒤의 두 단계는 보증기관이 책임진다. 그리고 은행이 실제로 체감하는 것은 세 번째와 네 번째 단계 — 청구 접수부터 입금까지 — 의 소요일이다.

10.2 청구 요건 — 언제 청구할 수 있는가

[도식 10-2] 청구 요건과 지급 기한의 국제 분포
[표 10-1] 청구 요건의 유형과 효과
요건
채택률
내용
효과
연체 일수 도달
72%
통상 90~180일 연체 시 청구 가능
가장 명확하고 다툼이 적다 · 다만 회수 노력을 담보하지 못한다
회수 노력 소진
48%
독촉·담보 처분 등 통상적 회수 절차 완료
회수율이 올라간다 · 다만 「소진」의 판단이 모호해 분쟁 소지
법적 조치 개시
27%
소송 제기 또는 강제집행 신청
가장 강한 요건 · 은행 부담이 커 참여 유인을 떨어뜨린다
자료: Calice(2026), 제2.6절. 복수 요건을 동시에 적용하는 경우가 있어 합이 100%를 넘는다.
요건이 강할수록 보증기관의 손실은 줄지만 은행의 부담은 커진다. 특히 법적 조치 개시를 요구하면 소송 비용과 시간이 들고, 그동안 보증금은 묶여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보증의 가치가 크게 떨어진다.
실무적 절충은 「연체 일수 + 통상적 회수 노력 증빙」이다. 법적 조치는 일정 금액 이상 건에만 요구하거나, 보증기관이 대위변제 후 직접 수행하는 방식으로 넘긴다.

10.3 지급 기한 — 신뢰가 만들어지는 지점

국제 조사에서 30일 이내에 지급하는 곳이 38%, 30~60일이 25%, 61~90일이 16%다. 그리고 90일을 초과하는 곳이 10%, 지급 기한 자체가 정해져 있지 않은 곳이 11%다.
마지막 두 숫자를 합하면 21%다. 다섯 곳 중 하나는 은행에게 「언제 받을지 모른다」는 상태를 남기고 있다는 뜻이다.
기한이 없다는 것의 의미
지급 기한이 명시되지 않은 11%의 기관에서, 은행은 보증서의 현재가치를 계산할 수 없다. 회계상으로도 언제 회수될지 모르는 채권이 되므로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이 경우 제2장에서 본 세 경로가 모두 약해진다. 위험 이전은 불확실해지고, 자본 절감은 감독당국이 인정하지 않으며, 정보 생산은 애초에 거래가 일어나지 않아 시작되지 않는다.
설계 우선순위를 하나만 꼽으라면 지급 기한의 명문화다. 보증비율을 5%p 올리는 것보다 지급 기한을 60일에서 30일로 줄이는 것이 은행 참여에 더 크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표 10-2] 지급 기한 설계의 요소
요소
설계 내용
유의점
기산점
「완전한 서류 접수일」로 명확히 정의
무엇이 완전한 서류인지 목록으로 열거하지 않으면 보완 요구로 기한이 무한정 연장된다
보완 요구 횟수
1회로 제한, 보완 기간은 기한에서 제외
보완을 무제한 허용하면 기한 조항이 무력화된다
지연 시 효과
지연이자 지급 또는 자동 승인
효과가 없는 기한은 권고에 불과하다
부분 지급
이견이 없는 부분은 먼저 지급
한 건의 다툼으로 전액이 묶이는 것을 막는다
실적 공표
분기별 평균 지급 소요일 공표
가장 강력한 규율 장치 — 은행이 다음 협약에서 이 수치를 근거로 삼는다

10.4 회수 — 순손실률을 좌우하는 변수

대위변제는 손실의 확정이 아니다. 보증기관은 지급과 동시에 구상권을 취득하고, 이후 회수 절차를 밟는다. 회수율이 순손실률을 결정한다.
순손실률 = 부도율 × 보증비율 × (1 − 회수율)
[표 10-3] 회수율이 순손실률에 미치는 영향 (부도율 4%, 보증비율 70% 기준)
회수율
순손실률
필요 보증료 (예상손실분)
차이
0%
2.80%
2.80%
기준
20%
2.24%
2.24%
−0.56%p
30%
1.96%
1.96%
−0.84%p
50%
1.40%
1.40%
−1.40%p
70%
0.84%
0.84%
−1.96%p
주: 회수 시차와 회수 비용은 반영하지 않은 단순 계산이다. 실제로는 회수까지 2~4년이 걸리므로 현재가치 할인을 적용해야 한다.
회수율을 30%에서 50%로 올리면 필요 보증료가 0.56%p 낮아진다. 이는 상품 경쟁력에 직결되는 크기다. 그런데 회수는 지루하고 성과가 늦게 나타나는 업무여서 조직 내에서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
[표 10-4] 회수 체계의 설계 요소
요소
내용
유의점
회수 주체
보증기관 직접 / 은행 위탁 / 전문 회수기관 위탁
은행 위탁은 유인이 약하다 — 이미 보증금을 받았기 때문이다
회수금 배분
보증비율에 따라 안분 (보증 70%면 회수금의 70%)
이 조항이 없으면 은행이 회수금을 자기 몫에 먼저 충당한다 (제8장 제7조)
채무조정
회수 가능성이 낮은 채권의 감면·분할 기준
기준이 없으면 개별 재량이 되어 형평성 문제와 부패 위험이 생긴다
상각 기준
회수 불능 판정과 장부 상각의 요건
상각하지 않으면 자산이 과대계상되어 재무제표 신뢰도가 떨어진다
재기지원 연계
성실 실패자에 대한 채무조정 후 재보증
회수 극대화와 정책 목적이 충돌하는 지점 — 별도 기준 필요

10.5 부도율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도식 10-3] 보증 포트폴리오 부도율의 국제 분포
2022~24년 기준 보증 포트폴리오 부도율의 국제 중위값은 3.0%다. 지역별로는 동아시아·태평양이 1.8%로 가장 낮고, 중남미 3.8%,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3.9% 순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발견이 있다. 조사 대상의 52%는 보증 포트폴리오 부도율이 자국 은행권 NPL 비율보다 낮다. 중하위소득국에서는 보증 부도율 중위 3.0%가 은행권 NPL 중위 4.4%보다 낮고, 약 59%의 기관이 은행권 수준을 밑돈다.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에서도 약 56%가 그렇다.
낮은 부도율은 성과가 아니다
보증 부도율이 은행 NPL보다 낮다는 사실은 세 가지로 설명될 수 있다.
① 대상 선별이 보수적이다 — 실제로 담보가 부족한 층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안전한 기업에 보증이 나가고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추가성이 낮다는 뜻이므로 오히려 문제다.
② 청구 인식 시점이 다르다 — 은행 NPL은 90일 연체에서 잡히지만, 보증 청구는 회수 노력 소진 후에 이루어진다. 시점 차이 때문에 낮게 보일 수 있다.
③ 실제로 관리가 잘 된다 — 심사와 사후관리가 효과적인 경우다.
세 가지를 구분하지 않고 ③으로 해석하는 것이 가장 흔한 오독이다. 성과 보고서에 「우리 부도율은 은행권보다 낮습니다」라고 쓰기 전에 ①의 가능성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 제11장 추가성 논의로 이어지는 지점이다.

10.6 디지털화 — 어디부터 손댈 것인가

국제 조사에서 완전한 프로세스 디지털화를 달성한 곳은 10%, 부분 디지털화가 68%, 웹사이트만 있는 기초 수준이 나머지다. 기술·디지털 역량 문제를 애로로 꼽은 곳이 31%이며, 이 애로는 저소득 환경에서 가장 심하다.
제9장 표 9-4에서 본 다섯 단계 가운데, 이 장과 직결되는 것은 네 번째 — 청구·지급의 전자화다. 지급 소요일을 줄이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세 가지다. 첫째, 증빙 서류의 전자 제출을 허용한다. 둘째, 검증 항목을 표준화해 담당자별 편차를 없앤다. 셋째, 진행 상황을 은행이 조회할 수 있게 한다. 세 번째가 특히 중요하다. 은행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를 알 수 있으면, 지급이 다소 늦어도 신뢰가 유지된다.

핵심 정리

1.
은행은 첫 몇 건의 청구 경험으로 보증서의 값을 정한다. 청구 접수부터 입금까지의 소요일이 제2장 첫째 경로의 작동 여부를 결정한다.
2.
청구 요건은 연체 일수(72%), 회수 노력 소진(48%), 법적 조치 개시(27%)가 쓰인다. 요건이 강할수록 손실은 줄지만 은행 부담이 커진다.
3.
지급 기한은 30일 이내가 38%다. 그런데 90일 초과(10%)와 기한 미정(11%)을 합하면 21%가 「언제 받을지 모르는」 상태를 남긴다.
4.
지급 기한 설계에는 다섯 요소가 있다. 기산점 정의, 보완 요구 횟수 제한, 지연 시 효과, 부분 지급, 실적 공표다. 효과가 없는 기한은 권고에 불과하다.
5.
회수율이 순손실률을 결정한다. 30%에서 50%로 올리면 필요 보증료가56%p 낮아진다. 다만 회수는 성과가 늦게 나타나 조직 내에서 후순위로 밀린다.
6.
보증 부도율 국제 중위는0%이며, 52%가 자국 은행 NPL보다 낮다. 이는 성과의 증거가 아니라 대상 선별 보수성·청구 인식 시점·실제 관리 셋 중 무엇인지 구분해야 할 신호다.
7.
완전 디지털화 달성은 10%에 그친다. 청구지급의 전자화, 검증 항목 표준화, 진행 상황 조회 세 가지가 지급 소요일을 줄이는 직접적 수단이다.

생각해볼 문제

1.
「완전한 서류 접수일로부터 30일 이내 지급」이라는 조항이 있는데 실제 평균 소요일이 87일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큰가.
2.
청구 요건에 「법적 조치 개시」를 넣으면 회수율이 올라간다. 그런데 은행이 참여를 꺼린다. 이 상충을 푸는 설계를 세 가지 제안하라.
3.
회수 업무를 은행에 위탁하는 것과 보증기관이 직접 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나은가. 각각의 유인 구조를 분석하라.
4.
보증 부도율이 은행 NPL보다 낮다는 결과를 받았다. 이것이 「대상 선별이 보수적」이기 때문인지 확인하려면 어떤 자료를 봐야 하는가.
5.
성실 실패자에 대한 채무 감면은 정책적으로 바람직하지만 회수율을 낮춘다. 이 상충을 어떤 기준으로 다루겠는가.
6.
지급 소요일을 공표하면 규율 효과가 크다. 그런데 초기 실적이 나쁘면 신뢰를 잃을 수 있다. 공표를 언제부터 시작하겠는가.

논의 주제

아래 주제는 3~5인 조별 토론용이다. 각 조는 결론과 함께 「반대 입장에서 나올 가장 강한 반론」을 하나씩 정리해 발표한다.

주제 1. 빠른 지급과 엄격한 검증 중 무엇을 택할 것인가

지급이 빠르면 은행이 신뢰하지만 부정 청구를 걸러내기 어렵다. 검증이 엄격하면 손실은 줄지만 은행이 보증서를 담보로 치지 않는다. 어느 쪽에 무게를 둘 것인가. 「선지급 후검증」 방식 — 먼저 지급하고 사후에 부적정 건을 환수 — 은 실무적으로 작동하는가.

주제 2. 회수를 어디까지 할 것인가

회수율을 높이려면 강제집행과 신용정보 등재 같은 강한 수단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는 실패한 기업가의 재기를 막는다. 특히 정책금융기관이 강한 회수를 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있다. 회수 극대화와 재기 지원 사이에서 어디에 선을 그을 것인가.

주제 3. 부도율 공표를 어떻게 할 것인가

낮은 부도율은 성과처럼 보이지만 추가성이 낮다는 신호일 수 있다. 그렇다면 보증기관은 부도율이 「적당히 높은」 것을 목표로 해야 하는가. 그런 목표를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는가. 예산 당국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주제 4. 디지털 투자를 지금 할 것인가

전산화는 지급 소요일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초기 비용이 크다. 저소득 환경에서 31%가 기술 역량을 애로로 꼽는다. 종이 기반으로 시작해 나중에 전산화하는 경로와 처음부터 전산으로 설계하는 경로 중 무엇이 나은가. 후자의 실패 사례는 무엇이 원인이었겠는가.

PBL 문제해결 과제

과제 — J국 보증기금 — 대위변제 지연의 원인 분석과 개선
상황: J국 보증기금은 설립 5년차다. 은행들이 보증 취급을 줄이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자료: 최근 1년 대위변제 청구 건수 214건, 지급 완료 168건, 평균 지급 소요일 112일. 서류 보완 요구 평균 2.3회. 협약상 지급 기한은 「접수 후 60일 이내 노력한다」로 되어 있고 지연 시 효과 조항은 없다. 청구 요건은 연체 180일 + 법적 조치 개시. 회수율 최근 3년 평균 11%. 회수 업무는 대위변제 후 은행에 위탁하고 있으며 회수금 배분 조항은 없다. 보증기관 직원 면담에서 「부정 청구가 의심되어 신중하게 본다」는 답변이 반복되었다. 은행 면담에서는 「법적 조치까지 하고 6개월을 더 기다리느니 그냥 우리가 손실 처리한다」는 답변이 나왔다.
요구 산출물: (1) 지급 지연의 원인을 청구 요건·검증 절차·조항 미비 세 갈래로 분류한 진단표, (2) 회수율 11%가 낮은 이유와 그 구조적 원인, (3) 즉시 개정해야 할 협약 조항 네 개와 대안 문안, (4) 「부정 청구가 우려된다」는 보증기관의 입장을 반영하면서도 지급을 앞당길 수 있는 절차 설계, (5) 개선 후 예상되는 순손실률 변화 계산, (6) 6개월·12개월·24개월 이행 계획.
분량과 형식: A4 4쪽 이내. 조별 작성 후 30분 발표. 평가는 원인 진단의 정확성과 조치 간 우선순위의 논리성으로 한다.

실습

자국 또는 담당 대상국 보증기관의 대위변제 절차를 도식 10-1 형식으로 그리고, 각 단계의 실제 소요일을 조사해 기입한다. 이어 (1) 지급 기한 조항의 다섯 요소(표 10-2) 충족 여부 점검, (2) 회수율 기준 순손실률 계산과 회수율 개선 시나리오, (3) 자국 보증 부도율과 은행권 NPL 비교 및 그 차이에 대한 세 가지 설명 가능성 검토를 작성한다.
핵심 개념
대위변제 subrogation  ·  청구요건 claim trigger  ·  지급기한 settlement timeframe  ·  회수 recovery  ·  충당금 provisioning  ·  부도율 default rate

더 읽을거리

•
Calice, P. (2026), Global Anatomy of Credit Guarantee Schemes, World Bank, 제6절 및 제3.2절. — 청구 요건·지급 기한·부도율의 국제 분포와 계량 분석.
•
World Bank·FIRST Initiative (2015), Principles for Public Credit Guarantee Schemes, 원칙 — 효율적이고 명확한 청구·지급 절차.
•
IMF, Financial Soundness Indicators Compilation Guide, NPL 정의 관련 장. — 부도율 비교 시 정의 차이의 이해.
•
OECD (2017), Evaluating Publicly Supported Credit Guarantee Programmes for SMEs. — 부도율 해석과 성과 판단의 관계.
•
한국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연차보고서의 대위변제·회수 실적 시계열. — 회수 체계의 구체적 운영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