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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V.

제9장 심사 · 승인 · 포트폴리오 방식

건별로 볼 것인가 묶어서 볼 것인가. 이 한 가지 선택이 도달 규모와 운영비를 동시에 결정한다.
이 장을 마치면
1. 개별보증과 포트폴리오보증을 비교해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2. 위임 심사의 통제장치를 다섯 단계 안에서 설계할 수 있다.
3. 사후 표본감사의 표본 크기·추출 방법·제재를 정할 수 있다.

들어가며 — 제1장의 원가 문제로 돌아가기

제1장 1.4절에서 소액대출이 나가지 않는 이유가 위험이 아니라 원가라는 점을 보았다. 심사 원가는 대출 금액에 비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증은 이 원가를 줄여 주지 않고 오히려 늘린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 장은 그 문제를 푸는 장이다. 답은 심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심사의 단위를 바꾸는 것이다.

9.1 두 가지 방식

[도식 9-1] 개별보증과 포트폴리오보증의 처리 흐름
개별보증에서는 대출 한 건마다 보증기관이 심사한다. 은행이 심사하고, 다시 보증기관이 심사한다. 이중 심사다.
포트폴리오보증에서는 보증기관이 적격 기준을 사전에 정하고, 그 기준 안에 드는 대출은 은행 판단만으로 보증이 붙는다. 보증기관은 사후에 표본을 뽑아 확인한다.
[표 9-1] 두 방식의 비교
항목
개별보증
포트폴리오보증
처리 시간
건당 5~15 영업일
건당 즉시 (사후 등록)
단위 운영비
높다 — 건당 심사 인건비가 발생
낮다 — 기준 설정과 표본감사 비용만
통제 수준
높다 — 전건 확인
낮다 — 사후 표본만
적합한 상황
건당 금액이 크고 건수가 적을 때 · 신설 기관 초기 · 위험이 높은 상품
건당 금액이 작고 건수가 많을 때 · 마이크로파이낸스 · 표준화된 상품
전제 조건
보증기관의 심사 인력
적격 기준의 명확성 · 은행 전산과의 연계 · 표본감사 역량
실패 양상
처리 지연으로 은행이 취급을 포기
기준 해석이 갈려 사후 분쟁 · 부적격 건 대량 발생
선택 기준은 단가다 보증 건당 금액이 1억 원이고 건당 심사 원가가 30만 원이라면 원가율은 0.3%다. 감당할 수 있다. 보증 건당 금액이 500만 원이고 같은 심사 원가가 든다면 원가율은 6%다. 보증료 전액을 심사비로 쓰고도 모자란다. 따라서 소액 구간을 열려면 포트폴리오 방식 외에 선택지가 없다. 제1장에서 「보증이 못 하는 일」로 지목한 거래비용 문제가 여기에서 비로소 풀린다. 실무에서는 두 방식을 병행한다. 금액 기준선을 정해 그 이하는 포트폴리오, 초과분은 개별보증으로 처리한다.

9.2 위임의 다섯 단계

[도식 9-2] 심사 위임의 다섯 단계
개별보증과 포트폴리오보증은 양자택일이 아니라 스펙트럼의 양 끝이다. 그 사이에 여러 단계가 있다.
신설 기관은 대개 0단계나 1단계에서 시작한다. 자체 심사 자료가 없고 은행의 행태도 모르기 때문이다. 2~3년간 자료가 쌓이면 위임 수준을 올릴 수 있다.
국제 조사에서 적격 판단까지 전적으로 은행에 위임한 곳은 11%다. 이 경우 보증기관은 은행의 자체 위험평가 시스템에 전면 의존하게 된다.
[표 9-2] 위임 단계별 설계 요소
단계
누가 무엇을 판단
표본감사 비율
넘어가기 위한 조건
0단계
보증기관이 전건 심사
해당 없음
심사 자료 2년 이상 축적
1단계
금액 이하는 은행 판단
2~3%
위임 구간의 부도율이 전건 심사 구간과 유사
2단계
신용등급 기준 충족 시 은행 판단
3~5%
신용정보 인프라 가동 · 등급 신뢰성 검증
3단계
적격기준 안이면 전건 은행 판단
5~10%
전산 연계 완료 · 은행별 실적 편차 관리 가능
4단계
적격 판단까지 은행에 일임
10% 이상
은행 내부통제에 대한 독립적 검증 체계

9.3 적격 기준 — 무엇으로 거를 것인가

위임 수준이 높아질수록 적격 기준의 명확성이 결정적이 된다. 기준이 모호하면 창구에서 판단이 갈리고, 사후 감사에서 대량의 부적격 건이 나온다.
[표 9-3] 기업 적격 기준의 국제 채택률
기준
채택률
설계 시 유의점
신용이력 확인
82%
신용정보 인프라가 없으면 적용할 수 없다. 대안으로 거래은행 조회를 쓴다.
사업계획서 (투자자금)
71%
영세기업에는 부담이 크다. 금액 기준으로 면제 구간을 둔다.
담보 요구
46%
보증의 취지와 충돌한다. 요구 여부를 설계 단계에서 명시해야 한다.
업종 기준
36%
업종 지정은 신용 배분을 왜곡하고 정치적 영향에 취약하다.
기후 관련 기준
19%
환경 요소를 심사에 통합하려는 초기 단계의 움직임.
디지털 준비도
9%
아직 드물지만 사업모형이 디지털화되면서 중요해질 항목.
적격 판단 완전 위임
11%
은행의 위험평가 체계에 전면 의존. 표본감사가 유일한 통제.
자료: Calice(2026), 제2.5절.
담보를 요구하는 46%를 어떻게 볼 것인가
보증은 담보 부족을 메우는 장치다. 그런데 절반 가까운 기관이 여전히 담보를 요구한다.
옹호하는 논리 — 차주가 아무것도 걸지 않으면 상환 유인이 약해진다. 부분 담보는 차주의 자기부담(skin in the game)을 확보하는 장치다. 또한 은행 내규가 무담보 대출을 금지하는 경우 보증기관이 이를 바꿀 수 없다.
비판하는 논리 — 담보를 요구하면 제1장에서 본 담보격차 문제를 그대로 재생산한다. 담보가 있는 기업은 애초에 보증 없이도 대출을 받을 수 있으므로, 추가성이 사라진다.
실무적 절충 — 담보를 필수 요건이 아닌 가격 요소로 다룬다. 담보를 제공하면 보증료를 할인하고, 제공하지 않아도 보증은 가능하게 한다. 국제 조사에서도 부분 담보 제공이 보증료 인하 요인으로 쓰이고 있다.

9.4 사후 표본감사 설계

[도식 9-3] 사후 표본감사의 네 가지 결정
위임 수준이 높아질수록 표본감사가 통제의 전부가 된다. 그러므로 감사 설계가 곧 위험관리 설계다. 네 가지를 정해야 한다.

① 표본 크기

위임 수준에 반비례해 정한다. 1단계 위임에서는 2~3%, 3단계에서는 5~10%, 4단계 완전 위임에서는 10% 이상이 필요하다. 다만 표본 크기보다 중요한 것은 예측 불가능성이다.

② 추출 방법

무작위와 위험기반을 섞는다. 무작위 70%는 은행이 예측할 수 없게 만들고, 위험기반 30%는 고액·고위험·특정 은행 편중 건을 집중적으로 본다. 추출 기준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③ 점검 항목

세 가지를 본다. 적격 요건 충족 여부(대상 기준에 맞는가), 심사 서류 완결성(은행이 실제로 심사했는가), 자금 용도 준수 여부(대출금이 신청 목적에 쓰였는가). 세 번째가 가장 어렵지만 가장 중요하다. 운전자금 보증으로 나간 돈이 기존 채무 상환에 쓰였다면 제7장의 위험이전에 해당한다.

④ 불합격 효과

단계적 제재를 쓴다. 첫 발견은 시정 요구와 재발 방지 계획 제출, 반복되면 한도 축소 또는 위임 단계 하향,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확인되면 해당 건 보증 무효다.
감사는 적발이 아니라 억제가 목적이다
표본 5%를 뽑아 부적격 건을 찾아내는 것 자체로는 손실을 크게 줄이지 못한다. 95%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기 때문이다.
감사의 실제 효과는 은행 창구의 행동을 바꾸는 데 있다. 「어느 건이 뽑힐지 모른다」는 인식이 있어야 심사를 성실히 한다.
그러므로 세 가지가 필요하다. ① 추출 기준을 공개하지 않는다. ② 감사 결과를 (익명으로) 전체 참여 은행에 통보한다. ③ 제재를 실제로 집행한 사례를 만든다. 한 번도 집행되지 않은 제재 조항은 없는 것과 같다.

9.5 전산 연계 — 원가를 실제로 낮추는 지점

포트폴리오 방식을 택해도 서류가 오가면 원가가 줄지 않는다. 은행이 대출 정보를 엑셀로 정리해 월말에 보내고, 보증기관이 이를 수기로 입력한다면 오히려 이중 작업이 된다.
국제 조사에서 완전한 프로세스 디지털화를 달성한 곳은 10%에 그치고, 68%가 부분 디지털화 단계에 있다. 기술·디지털 역량 문제를 애로로 꼽은 곳이 31%다. 그리고 이 애로는 저소득 환경에서 가장 심하다.
[표 9-4] 디지털화의 우선순위
순위
무엇을
효과
전제
1
보증 신청·등록의 전자화
건당 처리시간 단축 · 서류 분실 방지
은행 창구 단말과의 연동 또는 웹 포털
2
적격 요건 자동 검증
창구에서 즉시 적격 여부 확인 · 부적격 건 사전 차단
적격 기준의 코드화 가능 여부
3
보증잔액·한도 실시간 조회
한도 소진 관리 · 은행의 예측 가능성
중앙 데이터베이스
4
청구·지급의 전자화
지급 소요일 단축 — 은행 신뢰의 핵심 (제10장)
증빙 서류의 전자 제출 허용
5
데이터 분석·조기경보
은행별 부도율 추이 · 위험이전 탐지
앞의 네 단계가 선행되어야 자료가 쌓인다
순서가 중요하다. 다섯 번째 단계 — 분석과 조기경보 — 를 먼저 하려는 사업이 많은데, 앞의 네 단계가 없으면 분석할 자료 자체가 없다. 개발협력 사업에서 전산 지원을 설계할 때 이 순서를 지키는 것이 좋다.

핵심 정리

1.
심사 방식의 선택은 도달 규모와 운영비를 동시에 결정한다. 개별보증은 건당 5~15 영업일이 걸리고, 포트폴리오보증은 즉시 처리된다.
2.
선택 기준은 단가다. 건당 금액이 작으면 개별보증의 심사 원가가 보증료를 넘어선다. 소액 구간을 열려면 포트폴리오 방식 외에 선택지가 없다.
3.
두 방식은 양자택일이 아니라 다섯 단계 스펙트럼의 양 끝이다. 신설 기관은 0~1단계에서 시작해 자료가 쌓이면 위임 수준을 올린다.
4.
적격 기준은 신용이력 82%, 사업계획 71%, 담보 46%, 업종 36% 순으로 쓰인다. 담보 요구는 보증의 취지와 충돌하므로 필수 요건이 아닌 가격 요소로 다루는 편이 낫다.
5.
위임 수준이 높아지면 사후 표본감사가 통제의 전부가 된다. 표본 크기, 추출 방법, 점검 항목, 불합격 효과 네 가지를 정해야 한다.
6.
감사의 목적은 적발이 아니라 억제다. 추출 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결과를 익명으로 공유하며, 제재를 실제로 집행한 사례를 만들어야 작동한다.
7.
완전 디지털화를 달성한 곳은 10%에 그친다. 전산화는 신청등록 → 적격 자동검증 → 실시간 조회 → 청구·지급 → 분석의 순서로 해야 하며, 분석부터 시작하면 자료가 없다.

생각해볼 문제

1.
건당 평균 보증금액이 3,000만 원이고 건당 심사 원가가 25만 원이다. 보증료가2%라면 개별보증이 지속 가능한가. 계산해 보라.
2.
위임 단계를 1단계에서 3단계로 올리려 한다. 무엇을 근거로 판단하겠는가. 올린 뒤 부도율이 상승하면 되돌릴 수 있는가.
3.
표본감사에서 부적격 건이 3% 발견되었다. 이 수치가 높은 것인가 낮은 것인가. 판단하려면 무엇과 비교해야 하는가.
4.
적격 기준에 「신용이력 확인」을 넣었는데 그 나라 신용정보 등재율이 성인의 6%다. 이 기준은 어떻게 작동하겠는가. 대안은 무엇인가.
5.
자금 용도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했다. 실무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세 가지 제안하라.
6.
전산 연계를 하려는데 은행 5곳의 시스템이 모두 다르다. 어디부터 시작하겠는가. 표준 인터페이스를 요구하는 것과 보증기관이 각각 맞추는 것 중 무엇이 나은가.

논의 주제

아래 주제는 3~5인 조별 토론용이다. 각 조는 결론과 함께 「반대 입장에서 나올 가장 강한 반론」을 하나씩 정리해 발표한다.

주제 1. 위임은 신뢰인가 포기인가

위임 수준을 올리면 처리가 빨라지고 원가가 낮아진다. 그러나 통제는 사후 표본으로만 남는다. 완전 위임을 택한 11%는 은행의 자체 체계를 신뢰한 것인가, 통제를 포기한 것인가. 신설 기관이 처음부터 높은 위임으로 시작하는 것이 정당화되는 경우가 있는가.

주제 2. 담보를 요구할 것인가 — 다시

제6장에서 다룬 논점을 심사 실무의 관점에서 다시 본다. 46%가 담보를 요구한다. 창구에서 담보를 요구하면 보증 신청 자체가 줄어든다. 그런데 담보 없이 나간 보증의 부도율이 눈에 띄게 높다면? 자료가 그렇게 나올 때 설계를 바꿀 것인가, 아니면 그것이 애초에 겨냥한 층이라고 볼 것인가.

주제 3. 감사 결과를 공개할 것인가

표본감사 결과를 은행 실명으로 공개하면 억제 효과가 크다. 그러나 은행의 반발이 크고 참여 철회로 이어질 수 있다. 익명 공개는 억제 효과가 약하다.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공개 수위를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식은 실제로 작동하는가.

주제 4. 전산 지원을 사업에 넣을 것인가

전산 구축은 비용이 크고 성과가 눈에 띄지 않는다. 같은 예산으로 보증 재원을 늘리면 실적이 바로 나온다. 그런데 전산 없이는 소액 구간이 열리지 않고 자료도 쌓이지 않는다. 3년 사업에서 이 배분을 어떻게 할 것인가.

PBL 문제해결 과제

과제 — I국 — 소액 보증상품의 심사 방식 설계
상황: I국 보증기금은 지금까지 개별보증만 운영해 왔다. 평균 보증금액 8,000만 원, 연간 처리 건수 1,200건, 심사 인력 9명, 건당 심사 원가 약 32만 원, 평균 처리 기간 11 영업일이다.
새 과제: 정부가 소상공인 대상 소액 보증상품 도입을 요구했다. 목표는 평균 보증금액 600만 원, 연간 2만 건이다. 현재 방식으로는 심사 인력이 150명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예산은 인력 4명 증원분뿐이다. 참여 예정 기관은 상업은행 3곳과 마이크로파이낸스기관 2곳이며, 상업은행 중 1곳만 전산 연계가 가능하다. 신용정보 등재율은 성인의 14%다.
요구 산출물: (1) 현재 방식으로 신규 상품을 운영할 때의 원가율 계산과 지속 가능성 판단, (2) 위임 단계 선택과 근거, (3) 적격 기준 설계 — 자동 검증이 가능한 항목과 불가능한 항목의 구분, (4) 사후 표본감사 설계 (표본 크기·추출 방법·점검 항목·제재), (5) 전산 연계가 불가능한 기관에 대한 대안 절차, (6) 도입 1년차·2년차·3년차의 단계적 이행 계획.
분량과 형식: A4 4쪽 이내. 원가 계산은 표로 제시할 것. 조별 작성 후 30분 발표 및 상호 검증.

실습

자국 또는 담당 대상국 보증제도(없으면 가정)의 심사 방식을 진단하고, 다음을 작성한다. (1) 현재 위임 단계와 그 근거, (2) 한 단계 올리기 위해 충족해야 할 조건 목록, (3) 사후 표본감사 설계안 — 표본 크기·추출 방법·점검 항목 6개·제재 3단계, (4) 전산화 우선순위 5단계 중 현재 위치와 다음 단계의 소요 자원 추정.
핵심 개념
개별보증 individual guarantee  ·  포트폴리오보증 portfolio guarantee  ·  위임심사 delegated underwriting  ·  사후 표본감사 ex-post sampling  ·  적격기준 eligibility criteria

더 읽을거리

•
Calice, P. (2026), Global Anatomy of Credit Guarantee Schemes, World Bank, 제5절. — 적격 기준·위임·디지털화의 국제 분포.
•
World Bank·FIRST Initiative (2015), Principles for Public Credit Guarantee Schemes, 원칙 — 적격 기준의 명확성.
•
IFC, Digital Financial Services for SMEs. — 전산 연계와 소액 금융의 원가 구조.
•
EIF, Portfolio Guarantee Instruments 관련 자료. — 유럽의 포트폴리오 보증 운영 사례.
•
ADB (2021), Financing SMEs in Asia and the Pacific: Credit Guarantee Schemes, 운영 절차 장. — 아시아 지역의 심사승인 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