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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V.

제1장 중소기업 금융제약의 해부

보증을 말하기 전에, 그 나라에서 무엇이 대출을 막고 있는지부터 갈라내야 한다.

들어가며

개발협력 사업으로 신용보증기금 설립을 제안하면, 심사에서 거의 예외 없이 같은 질문이 나온다.
「이 나라 중소기업이 돈을 못 빌리는 게 정말 담보가 없어서입니까?」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나머지 설계는 검토 대상이 되지 못한다. 보증비율을 몇 퍼센트로 할지, 재원을 얼마나 넣을지는 그다음 문제다. 그런데 실제 제안서를 보면 이 첫 질문에 대한 답이 「중소기업의 담보 부족이 심각하다」는 한 문장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제금융공사와 SME Finance Forum은 개도국 공식 부문 영세·중소기업의 금융격차를 5.7조 달러로 추정하고, 공식 MSME의 40%가 신용제약 상태라고 본다. 그러나 이 숫자는 어느 나라에 대해서도 「그러므로 보증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지지하지 않는다. 금융격차라는 총량 안에는 성격이 전혀 다른 제약들이 섞여 있고, 그 각각에 듣는 처방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장은 그 총량을 해부한다. 제약을 네 종류로 갈라내고, 그중 보증이 정확히 겨냥하는 것과 겨냥하지 못하는 것을 구분한다. 그러고 나면 「우리 나라에는 보증이 맞는가」라는 질문에 근거를 갖고 답할 수 있게 된다.

1.1 제약은 어디에서 발생하는가

금융제약을 진단하려면 기업 100개가 자금을 구하는 과정을 단계별로 따라가 보는 것이 가장 빠르다. 세계은행 기업조사(Enterprise Surveys)는 이 여정을 표준화된 문항으로 추적한다. 여러 나라 자료를 모아 평균을 내면 다음과 같은 그림이 나온다.
[도식 1-1] 공식부문 기업 100개는 어디에서 걸러지는가
세 갈래로 갈린다.
•
1개는 아예 신청하지 않는다. 자금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 기업들은 금융제약 상태가 아니다.
•
4개도 신청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유가 다르다. 조건이 나쁘거나, 절차가 복잡하거나, 어차피 승인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들을 위축차주(discouraged borrower)라 부른다.
•
4개만 실제로 신청한다. 그리고 이 중 78.3%는 전액 승인된다. 부분 승인이 8.0%, 거절은 7.3%다.
여기서 실무자가 붙들어야 할 숫자는 거절률 7.3%가 아니라 위축차주 27.4%다. 대부분의 보증사업 제안서는 「담보가 없어 거절당하는 기업을 구제한다」는 논리로 쓰인다. 그런데 신청 단계까지 온 기업 중 거절되는 비율은 전체 기업의 1.6%(21.4 × 7.3%)에 불과하다. 눈에 보이는 문제는 실제로 작다.
반면 신청 자체를 포기한 층은 그 열일곱 배다. 이 층에 도달하지 못하는 보증사업은 설계가 아무리 정교해도 규모가 나오지 않는다. 세계은행이 2026년 74개국 108개 보증기관을 조사했을 때 가장 많이 꼽힌 애로가 「시장 인지도 부족」(45%)이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다. 잘 만든 제도가 팔리지 않는 이유는 대개 이 층에 있다.
[표 1-1] 신용제약 기업의 분포
구분
완전 제약 (FCC)
부분 제약 (PCC)
제약 합계
비제약
전체 평균
13.9%
16.4%
30.3%
69.7%
소기업
15.5%
—
—
—
대기업
6.4%
—
—
—
제조업
14.4%
17.5%
31.9%
68.1%
서비스업
13.4%
15.3%
28.7%
71.3%
자료: Islam·Rodriguez Meza(2023), World Bank Policy Research Working Paper 10502. 완전 제약(FCC)은 외부금융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거절되었거나 위축된 기업, 부분 제약(PCC)은 외부금융은 있으나 신청이 부분 승인·거절되었거나 위축된 기업.
이 표에서 눈여겨볼 것은 두 가지다. 첫째, 공식 부문 기업의 약 70%는 신용제약 상태가 아니다. 「중소기업은 모두 자금난에 시달린다」는 통념과 다르다. 둘째, 소기업의 완전제약 비율(15.5%)은 대기업(6.4%)의 두 배를 넘는다. 제약은 규모에 따라 확연히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보증사업의 대상을 「중소기업」으로 뭉뚱그리면 실제 제약이 없는 층에 자원이 흘러간다.

1.2 왜 은행은 좋은 기업에도 대출하지 않는가

제약의 첫 번째 원천은 정보다. 은행은 이 기업이 갚을지 아닌지를 모른다. 그렇다면 위험한 만큼 금리를 올려 받으면 되지 않는가. 이 상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1981년 스티글리츠(Stiglitz)와 와이스(Weiss)가 보인 결과이고, 신용보증제도의 이론적 출발점이다.
[도식 1-2] 금리를 올려도 은행의 기대수익은 어느 지점부터 떨어진다
금리를 올리면 두 가지 일이 동시에 일어난다.
첫째, 안전한 사업을 하는 차주가 먼저 시장을 떠난다. 수익률이 낮고 안정적인 사업은 높은 이자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남는 쪽은 성공 확률은 낮지만 성공하면 크게 버는 사업을 하는 차주다. 은행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차주 구성이 바뀐다. 이것이 역선택(adverse selection)이다.
둘째, 이미 대출을 받은 차주도 행동을 바꾼다. 이자 부담이 커지면 안전한 사업으로는 원리금을 갚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더 위험하지만 기대수익이 높은 쪽으로 사업 계획을 옮긴다. 이것이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다.
두 효과가 겹치면 어느 금리 수준을 넘는 순간 부도확률 상승이 이자수입 증가를 압도한다. 은행의 기대수익 곡선이 꺾인다. 합리적인 은행은 그 지점(r*)에서 금리 인상을 멈추고, 대신 대출 자체를 줄인다. 지불 의사가 있는 차주가 줄 서 있어도 빌려주지 않는다. 이것이 신용할당(credit rationing)이다.
실무에서 이 구분이 왜 중요한가
신용할당은 가격이 아니라 수량이 막힌 상태다. 따라서 이자보전(interest subsidy)으로는 풀리지 않는다. 이자보전은 차주가 부담하는 금리를 낮출 뿐 은행의 기대수익 곡선을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여전히 같은 위험이다.
보증은 다르다. 부도가 났을 때 은행이 회수하는 금액을 높여 주므로 기대수익 곡선 자체가 위로 이동한다. 그 결과 할당이 시작되는 지점이 오른쪽으로 밀린다. 같은 금리에서 더 많은 대출이 나갈 수 있게 된다.
제안서에 「금리 부담 완화」를 보증의 편익으로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보증의 이차적 효과다. 일차적 효과는 「빌려주지 않던 은행이 빌려주게 되는 것」이다. 두 가지를 섞어 쓰면 나중에 성과평가에서 목표와 지표가 어긋난다.

1.3 담보라는 우회로와 그 한계

정보를 얻을 수 없으면 은행은 다른 방법을 쓴다. 담보다. 갚을지 모르겠으면 못 갚았을 때 가져올 것을 미리 잡아 두는 것이다. 담보는 정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우회한다.
이 우회로는 실제로 널리 쓰인다. 131개국 기업조사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대출의 77%가 담보를 요구하며, 대출액은 담보가치의 중위 60% 수준이다. 뒤집어 말하면 1억 원을 빌리려면 1.67억 원어치 담보를 잡혀야 한다는 뜻이다.
[도식 1-3] 담보 요구의 산술과 중소기업 자산의 담보 수용성
문제는 이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자산이 중소기업에는 별로 없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의 자산은 대개 재고, 매출채권, 기계, 그리고 무형의 기술과 거래관계다. 그런데 이런 자산이 담보로 인정되려면 세 가지가 갖춰져야 한다. 등기 또는 등록으로 권리를 공시할 수 있어야 하고, 가치를 평가할 방법이 있어야 하며, 부도 시 실제로 집행해 현금화할 수 있어야 한다.
[표 1-2] 자산 유형별 담보 수용성과 제도 전제조건
자산 유형
권리 공시
가치 평가
집행 · 현금화
담보 수용성
토지 · 건물
부동산등기로 가능
거래사례 비교 가능
경매 절차 확립
높음
기계 · 설비
동산등기 필요
감가상각 기준 적용
처분시장이 얇다
중간
재고자산
집합동산 등기 제도 필요
수시 변동해 평가 곤란
점유 이전이 어렵다
낮음
매출채권
채권양도 대항요건 필요
거래처 신용에 좌우
추심 절차에 시간 소요
낮음
기술 · 브랜드
지식재산권 등록 필요
평가 기준 부재
유동화 시장 없음
없음
주: 담보 수용성은 개도국 일반 상황을 기준으로 한 상대 평가이며, 동산담보등기제도가 정비된 국가에서는 기계·재고·매출채권의 수용성이 크게 올라간다.
이 표는 실무에서 중요한 판단 하나를 준다. 재고·매출채권 칸이 「낮음」인 이유는 자산이 없어서가 아니라 제도가 없어서다. 동산담보등기 제도를 만들면 같은 자산이 담보가 된다. 즉 이 나라의 문제가 여기에 있다면 보증기금보다 담보등기제도 정비가 먼저다. 이 판단은 제3장에서 다시 다룬다.
보증의 자리
보증은 「담보를 대신하는 담보」다. 은행 입장에서는 회수 가능성이 확실한 청구권을 하나 더 얹어 주는 것과 같다. 그래서 담보가 부족한 기업에 대출이 나갈 수 있게 된다.
다만 이 대체가 성립하려면 전제가 있다. 그 나라 은행이 보증기관의 지급능력과 지급 의지를 믿어야 한다. 보증서를 받아도 실제 청구 때 지급이 늦거나 요건이 까다로우면, 은행은 그 보증서를 담보로 치지 않는다. 대위변제 절차 설계(제10장)가 상품 설계만큼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1.4 거래비용 — 소액대출이 팔리지 않는 진짜 이유

세 번째 제약은 위험과 무관하다. 원가 문제다.
대출 한 건을 취급하려면 서류 접수, 재무 검토, 현장 실사, 승인 결재, 약정 체결, 그리고 대출 기간 내내 사후관리가 필요하다. 이 원가는 대출 금액에 비례하지 않는다. 500만 원을 빌려주든 5억 원을 빌려주든 심사 절차는 거의 같다. 그래서 소액 구간에서는 이자마진이 취급 원가를 넘지 못한다.
[도식 1-4] 대출 규모별 단위 손익 — 취급 원가를 건당 150만 원으로 가정
[표 1-3] 대출 규모별 단위 손익 시뮬레이션
대출 규모
연간 이자마진 (2%)
건당 취급 원가
단위 손익
은행의 판단
500만 원
10만 원
150만 원
−140만 원
취급하지 않는다
5,000만 원
100만 원
150만 원
−50만 원
실적 목적으로만 취급
1억 5,000만 원
300만 원
150만 원
+150만 원
손익분기 통과
5억 원
1,000만 원
150만 원
+850만 원
적극 취급
주: 이자마진과 취급 원가는 설명을 위한 예시값이다. 실제 수치는 해당국 은행의 비용구조 자료로 대체해 사용한다. 부도 손실은 반영하지 않았다.
이 표가 말해 주는 것은 명확하다. 소액 구간에서 대출이 나가지 않는 것은 은행이 그 기업을 위험하다고 판단해서가 아니다. 계산이 맞지 않아서다. 그리고 보증은 이 계산을 바꾸지 못한다. 보증은 부도 손실을 줄여 줄 뿐 심사 원가를 줄여 주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보증을 받으려면 보증기관에 별도 서류를 내고 별도 심사를 거쳐야 한다. 건당 취급 원가가 올라간다. 은행 창구 직원 입장에서 보증부 대출은 「더 손이 가는 상품」이다. 보증제도를 만들었는데 소액 구간에서 실적이 나오지 않는다면 원인은 대개 여기에 있다.
이 문제를 푸는 길은 보증비율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원가를 낮추는 것이다. 개별 심사를 포기하고 포트폴리오 단위로 보증하는 방식(제9장), 은행 전산과 보증기관 전산을 연결해 서류를 없애는 방식(제10장)이 여기에 해당한다.

1.5 위축차주 — 실무에서 가장 자주 놓치는 층

앞의 도식 1-1에서 본 27.4%로 돌아가자. 이 기업들은 자금이 필요한데도 신청하지 않았다. 이유는 네 갈래로 나뉜다.
[표 1-4] 위축의 네 가지 이유와 대응 수단
위축의 이유
기업이 실제로 하는 말
듣는 수단
보증 기여
절차가 복잡하다
「서류가 열몇 가지인데 우리는 회계 담당이 없다」
신청 절차 간소화 · 창구 단일화 · 전산 신청
없음
금리가 너무 높다
「그 금리로 빌리면 남는 게 없다」
이자보전 · 경쟁 촉진 · 자금조달 비용 인하
낮음
담보 요구가 과도하다
「집을 잡으라는데 그럴 수는 없다」
신용보증 · 동산담보등기
높음
어차피 안 될 것 같다
「우리 같은 데는 안 해 준다고 들었다」
제도 홍보 · 성공사례 공개 · 사전 적격 확인
간접적
자료: 위축 사유 분류는 세계은행 기업조사 문항 체계를 따랐다.
네 줄 가운데 보증이 직접 듣는 것은 세 번째 한 줄뿐이다. 나머지 세 줄은 보증제도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열리지 않는다.
그런데 네 번째 줄 — 「어차피 안 될 것 같다」 — 은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 이 층은 보증 자체가 아니라 보증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 움직인다. 실제로 세계은행의 2026년 조사에서 보증기관의 45%가 가장 큰 애로로 「시장 인지도 부족」을 꼽았다. 제도는 있는데 대상 기업이 모른다는 뜻이다. 잘 설계된 제도조차 이 문제를 겪는다는 점은, 사업 설계 단계에서 홍보와 창구 접근성에 예산을 배정해야 하는 근거가 된다.
실무자에게 이 절의 결론은 하나다. 보증사업의 성과 목표를 세울 때 「보증 공급액」만 잡으면 이 층이 시야에서 사라진다. 「제도 인지율」이나 「신규 거래 기업 비중」 같은 지표를 함께 잡아야 위축차주가 실제로 열렸는지 확인할 수 있다.

1.6 그래서 보증인가 — 진단에서 수단으로

앞의 네 절을 하나의 판단표로 모으면 다음과 같다.
[도식 1-5] 제약 유형별 적합 수단과 보증의 기여도
[표 1-5] 제약 유형별 진단 신호 · 적합 수단 · 보증 기여도
제약 유형
진단 신호
적합 수단
보증 기여
관련 장
담보 부족
담보 요구율이 높고 담보/대출 배율이 1.5배 이상 · 동산담보등기 제도 부재
신용보증 · 동산담보등기 정비 · 담보평가 인프라
높음
제2장 · 제6장
정보 비대칭
신용정보 커버리지가 낮음 · 재무제표 신뢰도 낮음 · 은행이 신규 거래를 기피
신용보증 · 신용정보원 설립 · 회계 표준화
중간
제2장 · 제9장
거래비용
소액 구간 대출 실적이 거의 없음 · 은행 지점망이 도시에 집중
포트폴리오 보증 · 전산 연계 · 마이크로파이낸스 활용
낮음
제9장 · 제10장
인지 · 절차
위축차주 비중이 높음 · 제도 인지율이 낮음 · 신청 서류가 열 종 이상
홍보 · 절차 간소화 · 원스톱 창구 · 사전 적격 확인
없음
제8장 · 제13장
이 표를 제안서 작성에 쓰는 방법은 간단하다. 네 칸 각각에 대해 자국 자료로 근거를 채운 뒤, 「담보 부족」과 「정보 비대칭」 두 칸의 비중이 얼마인지 밝힌다. 그 비중이 보증사업의 논리적 상한이다. 두 칸을 합쳐 전체 제약의 3할 정도라면, 보증만으로 금융격차를 해소하겠다는 목표는 처음부터 과장이 된다.
보증이 중요한 이유 — 그리고 과장하지 않는 방법
보증은 네 가지 제약 가운데 둘을 정면으로 겨냥한다. 담보 부족과 정보 비대칭이다. 그리고 이 둘은 개도국 중소기업 금융제약에서 가장 큰 덩어리인 경우가 많다. 이것이 보증이 개발협력 수단으로 반복해서 선택되는 이유다.
동시에 보증은 다른 두 제약에 대해 사실상 무력하다. 거래비용은 오히려 늘릴 수 있고, 인지와 절차 문제는 별도의 예산과 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실무에서 옳은 문장은 「보증이 금융격차를 해소한다」가 아니라 「보증이 담보와 정보 문제로 막힌 부분을 연다. 나머지는 다른 수단이 맡는다」이다. 이렇게 써야 성과지표가 현실적으로 잡히고, 2~3년 뒤 평가에서 방어할 수 있다.

1.7 자국을 진단하는 다섯 개 지표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최소 진단 도구는 다섯 개 지표다. 모두 공개 자료로 구할 수 있고, 반나절이면 채울 수 있다.
[표 1-6] 금융제약 진단 5개 지표
지표
자료원
읽는 법
해당 제약
1
민간신용 / GDP
세계은행 Global Financial Development Database
30% 미만이면 금융시스템 자체가 얕다. 보증 확장의 구조적 상한이 낮다.
전제조건
2
담보 요구율 및 담보/대출 배율
세계은행 기업조사
요구율 77% · 배율 1.67배가 세계 중위. 이보다 높으면 담보 제약이 크다.
담보 부족
3
신용정보 커버리지
세계은행 Doing Business 후속 지표 · 자국 신용정보원
성인 인구 대비 등재 비율이 낮으면 은행이 판단 근거를 못 얻는다.
정보 비대칭
4
위축차주 비중
세계은행 기업조사 (신청하지 않은 이유 문항)
27% 내외가 세계 평균. 이보다 높으면 인지·절차 문제를 별도로 다뤄야 한다.
인지 · 절차
5
은행권 부실채권 비율(NPL)
중앙은행 · IMF 금융건전성지표
높으면 은행이 위험 자체를 회피한다. 보증비율을 높여도 취급이 늘지 않을 수 있다.
전제조건
다섯 지표를 채우고 나면 다음 한 문장을 쓸 수 있게 된다. 이 문장이 이 장의 실습 산출물이자, 제3장 수단 선택과 제13장 국가 진단의 출발점이 된다.
「○○국 중소기업 금융제약의 주된 원인은 ______이며, 그 근거는 ______이다. 따라서 보증이 겨냥할 수 있는 부분은 전체의 약 ___%로 추정된다.」

핵심 정리

1.
공식 부문 기업의 약 30%만 신용제약 상태다. 그리고 신청 단계에서 거절되는 비율은 전체의 2%에 못 미친다. 눈에 보이는 거절보다 신청조차 하지 않는 위축차주(27.4%)가 훨씬 큰 층이다.
2.
은행이 대출을 줄이는 것은 금리를 못 올려서가 아니라, 금리를 올리면 차주 구성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신용할당은 가격이 아니라 수량이 막힌 상태다. 그래서 이자보전으로는 풀리지 않는다.
3.
담보는 정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우회한다. 전 세계 기업대출의 77%가 담보를 요구하고 대출액은 담보가치의 60% 수준이다. 중소기업 자산 대부분은 등기평가·집행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4.
소액대출이 나가지 않는 것은 위험 때문이 아니라 원가 때문이다. 보증은 부도 손실을 줄이지만 심사 원가는 줄이지 않는다. 오히려 늘릴 수 있다.
5.
보증은 네 가지 제약 가운데 담보 부족과 정보 비대칭 둘을 겨냥한다. 거래비용과 인지절차 문제에는 다른 수단이 필요하다. 이 구분을 제안서에 명시해야 성과지표가 현실적으로 잡힌다.

생각해볼 문제

1.
어떤 나라의 대출 거절률이 3%로 매우 낮게 나왔다. 담당 공무원은 이를 근거로 「우리나라는 금융접근성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이 해석의 어디가 잘못되었는가. 반박하려면 어떤 자료를 함께 제시해야 하는가.
2.
보증제도를 도입했더니 보증 공급액은 목표를 초과 달성했는데,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총액은 거의 늘지 않았다. 무슨 일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는가. 세 가지 시나리오를 세워 보라.
3.
신용할당 이론은 은행이 「합리적으로」 대출을 줄인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정부가 개입해 보증을 제공하는 것은 시장의 합리적 판단을 왜곡하는 것 아닌가. 개입을 정당화하는 논리는 무엇인가.
4.
동산담보등기 제도를 정비하면 재고와 매출채권이 담보가 된다. 그렇다면 담보등기 제도가 완비된 나라에서는 신용보증이 필요 없어지는가. 한국의 경험은 이 질문에 어떻게 답하는가.
5.
표 1-3의 계산에 따르면 500만 원 대출은 은행에게 140만 원 손해다. 그런데 실제로 많은 나라에서 마이크로파이낸스기관은 이보다 작은 금액도 취급하며 흑자를 낸다. 무엇이 다른가. 그 차이를 상업은행에 이식할 수 있는가.
6.
위축차주4% 가운데 상당수는 「어차피 안 될 것 같아서」 신청하지 않았다. 이 판단이 사실은 정확한 것이라면 — 즉 신청해도 정말 승인되지 않을 기업이라면 — 이들을 신청하게 만드는 것이 좋은 정책인가.

논의 주제

아래 주제는 3~5인 조별 토론용이다. 각 조는 결론과 함께 「반대 입장에서 나올 가장 강한 반론」을 하나씩 정리해 발표한다.

주제 1. 진단 없는 도입은 왜 반복되는가

보증기금 설립은 정치적으로 매력적인 사업이다. 눈에 보이는 기관이 생기고, 개소식을 할 수 있으며, 당장 재정이 나가지 않는다. 반면 담보등기 제도 정비나 신용정보원 설립은 몇 년이 걸리고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이 비대칭 때문에 진단 결과와 무관하게 보증이 선택되는 일이 반복된다. 공여국 실무자로서 이 압력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수원국의 정치적 선택을 존중하는 것과 효과 없는 사업을 막는 것 사이에서 어디에 선을 그을 것인가.

주제 2. 「중소기업」이라는 대상 설정의 함정

세계은행 조사에 따르면 공식 부문 기업의 70%는 신용제약 상태가 아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보증제도는 「중소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삼는다. 대상을 좁히면 정확해지지만 규모가 줄고 운영이 복잡해진다. 넓히면 규모는 나오지만 제약이 없는 기업에도 자원이 간다.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판단 기준은 무엇인가.

주제 3. 보증의 편익을 누가 가져가는가

보증이 있으면 은행은 위험을 덜 진다. 그렇다면 은행은 금리를 낮춰야 마땅한데, 실증연구는 금리 인하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보고한다. 이탈리아 Fondo di Garanzia 연구가 대표적이다. 즉 보증의 편익 상당 부분이 차주가 아니라 은행에 남는다는 뜻이다. 이것을 문제로 볼 것인가, 아니면 은행을 참여시키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대가로 볼 것인가. 편익 배분을 조정할 정책 수단은 무엇이 있는가.

주제 4. 위축차주를 여는 것은 누구의 일인가

위축차주 문제는 보증기관의 업무 범위를 벗어난다. 홍보, 절차 간소화, 창구 접근성은 중소기업 지원기관이나 지방정부의 일에 가깝다. 그런데 보증사업의 성과는 이 층이 열리는지에 크게 좌우된다. 개발협력 사업을 설계할 때 이 부분을 사업 범위에 넣을 것인가, 아니면 수원국 정부의 몫으로 남길 것인가. 넣는다면 예산 비중은 얼마가 적절한가.

PBL 문제해결 과제

과제 — A국 보증기금 설립 제안에 대한 검토의견서 작성
상황: 여러분은 공여기관의 심사 담당자다. A국 재무부가 중소기업 신용보증기금 설립을 위한 무상원조 2,000만 달러를 요청했다. 제안서는 「A국 중소기업의 심각한 담보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보증기금을 설립한다」는 논리로 작성되어 있다.
주어진 자료: A국의 민간신용/GDP 22%, 은행권 NPL 11%, 담보 요구율 84%, 담보/대출 배율 2.1배, 신용정보 등재율 성인의 4%, 위축차주 비중 41%, 동산담보등기 제도 없음, 상업은행 5개가 자산의 88% 점유.
요구 산출물: (1) 표 1-5의 네 칸을 A국 자료로 채운 진단표, (2) 보증이 겨냥할 수 있는 제약의 비중 추정과 그 근거, (3) 지금 보증기금을 설립하는 것에 대한 찬성 또는 반대 의견과 그 논거, (4) 반대할 경우 대안 수단과 순서, 찬성할 경우 설계상 반드시 붙여야 할 조건.
분량과 형식: A4 3쪽 이내. 조별 작성 후 30분 발표 및 교차 질의. 평가는 결론의 방향이 아니라 근거와 자료 해석의 정확성으로 한다.

실습 — 자국 금융제약 진단 워크시트

부록 C의 인쇄용 시트를 사용한다. 각자 자국 또는 담당 대상국 자료로 표 1-6의 다섯 지표를 채우고, 1.7절의 문장 하나를 완성한다. 자료를 구하지 못한 지표는 「미확보」로 표기하고 어디에서 구할 수 있는지 적는다. 미확보 항목이 어디에 몰려 있는지가 그 나라의 정보 인프라 수준을 그대로 보여 준다.
핵심 개념
정보비대칭 asymmetric information  ·  역선택 adverse selection  ·  도덕적 해이 moral hazard  ·  신용할당 credit rationing  ·  담보격차 collateral gap  ·  연성정보 soft information

더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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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glitz, J. E. and A. Weiss (1981), “Credit Rationing in Markets with Imperfect Information,” American Economic Review 71(3). — 신용할당의 원전. 1.2절의 이론적 근거.
•
Islam, A. M. and J. Rodriguez Meza (2023), How Prevalent Are Credit-Constrained Firms in the Formal Private Sector? Evidence Using Global Surveys, World Bank Policy Research Working Paper 10502. — 1.1절 수치의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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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 Y. et al. (2022), “Collateralized Borrowing around the World: Insights from the World Bank Enterprise Surveys,” International Journal of Finance & Economics 27(2). — 1.3절 담보 통계의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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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ice, P. (2026), Global Anatomy of Credit Guarantee Schemes: Design Patterns, Performance Drivers, and Policy Implications, World Bank. — 74개국 108개 보증기관 조사. 이 교재 전체의 벤치마크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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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k, T. and A. Demirgüç-Kunt (2006), “Small and Medium-Size Enterprises: Access to Finance as a Growth Constraint,” Journal of Banking & Finance 30(11). — 중소기업 금융제약 문헌의 표준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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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Bank Enterprise Surveys (enterprisesurveys.org) — 국가별 원자료. 실습에 직접 사용한다.